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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수첩] “그럼 추경 안 합니까?”라고 되묻는 대통령, 진중함이 부족했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그럼 추경 안 합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추가경정예산안 집행 관련하여 대통령실 취재진 측이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를 묻자 역으로 되물었다.

 

그리고 영세자영업자들 숨 넘어간다는 말도 덧붙였다.

 

듣다 보면 대통령의 답변이 영 마뜩치 않아 보인다.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고, 부정할 수 없는 전제를 던져 추가 질문을 잘라버리는 식으로 답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공격적으로 지키는 매우 전형적 방법이다.

 

일단, 50조원이든 60조원이든 추경이 물가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거 같지 않다.

 

2000조 경제규모가 되는 나라에서 62조원 푼다고 해서 소비자 물가나 근원 물가를 휘청이게 할 것이라고 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한국은 오래 전부터 만성적인 소비 부족상태다. 부동산에 돈이 쏠리고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먹는 것부터 씀씀이가 쉽지 않다. 어차피 이자랑 원금 갚고 임대료 내는 데 상당수 빠질 돈들이다.

 

62조원 푸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자영업자들 목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지지난해나 목 끝까지 차오른 지난해에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물에 빠져죽기 전 동아줄을 던지겠다는데 야당이라고 반대할 명분이 있겠는가.

 

질문 당사자가 겨우 이 정도의 사실을 몰라서 질문했을 거라고 보진 않는다.

 

그럼에도 질문을 던진 이유는 뭘까. 물가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말을 정부의 가장 책임있는 사람의 입으로부터 들려주어 국민들이 안심하도록 하고자 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최근 물가 때문에 고민이 크다는 점을 전제로 깐 것인데 그걸 자영업자 숨 넘어가는거 지켜 볼거냐는 식으로 공격하니 말문이 턱 막힌다.

 

자영업자들이 정말 돈 필요할 때. 다른 나라들은 다 돈 풀 때, 그걸 안 된다고 가로막고, 추가 세금 수입은 무조건 국채 갚는 데 써야 한다고 외쳤던 정당이 아니었던가? 코로나 19의 불길이 전 세계를 뒤엎던 그 때는 안 급했고, 코로나가 잦아들어가는 지금은 갑자기 급해졌나?

 

출근할 때마다 기자들과 만나서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이다. 이젠 정권 잡았으니 그렇게 공격적일 필요도 없다.

 

대통령 집무실 강아지 사진에서만 대통령의 미소와 온화함을 볼 수 있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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