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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국감] 대주주 양도세에 빠진 여론…정책까지 '흔들'

대주주 양도세 속도조절론, 광폭 확대시기 적절치 않아
거래세 폐지는 척척, 양도세 인상은 좌충우돌한 일본
기재부, 시기별 조정 가능하나 정책 일관성 필요

여야가 8일 국정감사에서도 투자심리에 찬물 끼얹지 말라며 기재부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대주주 양도세 과세 대상확대를 유예하라는 요구가 이어진다. 그러나 대주주 양도세는 금융세제를 구성하는 주요 톱니바퀴다. 영향은 양도세 수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투자유동성을 위해 단기간 주식 양도세제를 하향 조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다음 상향 조정이 가능한지는 미지수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시중에서는 대주주 주식양도세 과세확대가 증시에 미칠 심리적 영향과 혼란을 우려한다. 기재부가 세대합산 기준을 개인합산으로 바꾸고 대주주 양도세 요건을 유지해 과세형평성을 지키자고 하지만, 여론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고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부는 내년 4월부터 대주주 주식양도세 대상이 종목별 주식 보유액을 기준을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을 2018년 개정했다.

 

종목별 주식 보유액 기준은 올해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었고, 내년이 되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더 낮춰진다.

 

주식 보유액 산정에는 투자자 개인만이 아니라 배우자, 자녀, 조부모 등 세법상 특수관계인이 포함된다. 일가족의 보유주식 합계가 3억원이 넘으면 25%의 양도세율을 적용받는다.

 

이에 대해 여야는 7일 국정감사에서 ‘투자연좌제’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유액 산정 기준을 세대 내에서 개인별 합산으로 고치겠다며 한발 물러서면서까지 대주주 양도세 3억원 기준을 고수했다.

 

 

주식 세금의 양대 축

‘양도세와 거래세’

 

이 논쟁을 이해하려면, 주식매매와 관련된 세금 구조를 볼 필요가 있다.

 

주식매매와 관련된 세금은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로 나뉜다.

 

증권거래세는 통행세 역할을 하고, 주식 양도세는 소득세 개념이다.

 

과거 국내는 대주주 주식 양도세를 낮은 수준에서 운영하고, 양도세를 개인투자자에게 물리지 않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일정 수준 유지하는 식으로 운영했다,

 

이는 주식 양도소득이 높고, 거래 빈도가 낮은 대주주의 블록딜에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단타매매가 잦은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에는 다소 불리했다.

 

반면 거래세를 낮추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춰 투자활성화에 유리해진다.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데 증시에 돈이 들어가면 기업에도 ‘실탄’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2017년 출범 직후 이러한 개념을 중심으로 주식 양도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의 세제개편을 추진해 왔다.

 

대주주 양도세 확대도 그 흐름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해 5월 30일부로 증권거래세율을 일제히 인하했는데, 주식 양도세를 전면도입하는 2023년까지의 갭을 대주주 양도세 확대로 채우려 한 것이다.

 

그러나 주식 활황은 주식 양도세의 노를 가로막았다.

 

 

활황일 때도 못 올리는 데

불황이면 가능하나

 

최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로 뜻밖의 활황을 누렸다. 기관투자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을 우려해 매도 포지션으로 빠지는 틈을 타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매입에 들어간 덕분이다.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다시 물길로 돌아오긴 했지만, 동학 개미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먼저 노를 저은 것은 분명하다.

 

방역 미흡으로 OECD 평균 예상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두 자릿수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성공적 방역체계를 구축했다. 동학 개미와 국내 증시 활황은 올해 경제성장률 –1% 내외의 선방에 영향을 미쳤다.

 

여당은 역시 이러한 투자흐름이 유지되길 바라는 눈치다.

 

증시 활황은 국민에게 체감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로 인한 반발심리를 수용할 창구도 필요하기도 했다.

 

8일 국정감사에 앞서 민주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대주주 양도세 확대를 2년 후로 유예하자며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록 2017년 국회가 법을 개정해 대주주 양도세 요건을 3억원으로 확대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주식양도세 전면과세 방안을 논의한 바 없었다고 이유를 달았다. 주식양도세가 2023년 전면도입되니 해당 시기에 맞춰 일정을 조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이날 아침 YTN라디오 인터뷰에 나서 대주주 요건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되 연착륙해야 한다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정책 입안 차원에서 마냥 간단한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

 

금융과세는 조세저항이 매우 큰 세금이다. 개편하려면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거래세만 낮아지고, 양도세는 그대로인 구조가 될 수 있다. 실제 일본은 거래세는 계획대로 착착 낮출 수 있었지만, 양도세 인상을 두고 거듭 충돌했다.

 

국내도 주식 양도세 도입 착수 시점부터 좌충우돌을 겪었다.

 

당초 기재부는 주식투자소득에 대해 연 2000만원까지만 기본공제하려 했다.

 

기존 11년간의 데이터가 근거였다. 연 2000만원 이상 벌어들이는 사람은 주식 투자자 중 상위 5%였고, 이 정도면 시장도 납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여론에 불이 댕겨지고, 여권과 청와대에서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수정을 요구했다.

 

기재부는 과세대상을 상위 2.5%로 수정해 기본공제 금액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투자수익률을 10%로 잡아도 최소 5억원의 밑천이 없으면 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그리고 이번 기재부 국정감사를 앞두고서는 대주주 양도세 확대가 논란이 됐다. 전문가 사이에는 이번 대주주 양도세 3억원 확대가 단순히 과세대상을 늘리는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현재 바이오주, 제약주 등 호재성 업종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거품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라며 “실제 외환위기 당시 코스닥에서 특정 종목에 돈이 쏠리다가 거품이 터지면서 시장이 크게 하락한 적이 있는데, 대주주 인별 3억원 보유한도는 투자 쏠림의 안전판 역할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향후 주식 양도세 상향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우려하고 있다.

 

상황에 맞춰 정책의 강약을 조정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조치지만, 금융세제는 납세자의 저항이 매우 강한 항목인 만큼 정책 추진에 있어 일관성 유지가 생명이라는 이유에서다. 기재부는 금융세제 개편 당시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모두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주식양도세는 저항이 크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거래세 폐지까지는 쉽다. 양도세는 상향조정이 어렵다. 조정하더라도 보안책을 확실히 마련하지 않으면 방향이 흔들릴 수 있다. 조세저항이 큰 세금에 대해서는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어떤 안이 나왔다고 해서 고정된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으며, 바꿔야 한다. 지금 속도를 어떻게 조절할지는 논의하면 충분히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이 과정에서 일관성만 유지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대주주 과세 요건 중 보유지분 1%에 대해 존치할 지 검토 중이며, 3억원 보유요건에 대해 세대별 합산을 인별과세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종목별 3억원 보유 요건에 대해서는 바꾸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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