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은행

금감원, 5대 은행 과점 체제 깨고 '완전 경쟁' 유도한다

금감원장, '돈잔치' 논란에 '은행 과점 완화' 검토 지시
5대 은행, 예금·대출 시장 점유율 60~70%대…'그들만의 리그'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최근 논란이 커진 은행의 역대급 실적에 따른 '돈 잔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금융감독원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완전 경쟁 체제로 유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의 고액 성과급 논란 등과 관련해 이들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임직원에게 지시했다.

 

이 원장은 14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여·수신 등 은행 업무의 시장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수신 시장에서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워낙 높다 보니 가격 책정 시 과점적인 게임을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5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도 들어와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 이슈 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 경쟁을 해야 효율적인 가격이 가능하며 예금과 대출 또한 완전 경쟁이 되면 마진이 줄게 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제도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이 모두 1조3천억원을 넘어서면서 '이자 장사', '돈 잔치' 비난이 커지는 것은 결국 이들 은행 과점 체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완전 경쟁을 유도해 해결해보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려 했던 영국의 사례를 눈여겨보고 있다.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산업간 경쟁 촉진이 필요해 은행 신설을 유도했는데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일명 '챌린저 은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쟁이 촉진되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있어 이런 측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려면 새로운 은행에 대한 인허가 등을 놓고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 경제적 편익에서 개방된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제1금융권인 전체 18개 은행의 원화 예수금 현황을 보면 5대 은행의 점유율이 77%에 달했고, 이들 은행은 예금 시장에서 각각 15~16%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 원화대출금 또한 점유율 67%로 사실상 5대 은행이 예금, 대출 시장에서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5대 은행이 과점 체제를 이용해 마치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한 것처럼 성과급이든 배당이든 하는 분위기가 있어 과점의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