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2.8℃
  • 맑음강릉 4.7℃
  • 맑음서울 -0.7℃
  • 맑음대전 1.7℃
  • 맑음대구 2.9℃
  • 맑음울산 3.4℃
  • 맑음광주 4.8℃
  • 맑음부산 4.6℃
  • 맑음고창 4.1℃
  • 구름많음제주 8.6℃
  • 맑음강화 -0.5℃
  • 맑음보은 0.6℃
  • 맑음금산 1.9℃
  • 맑음강진군 5.0℃
  • 맑음경주시 3.5℃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금융

[이슈체크] 금융정책 엇박이 키운 가계대출…주담대 살아나면서 빚폭탄 째깍째깍

은행권 가계대출 5개월 연속 증가 흐름
가계대출 증가세 주담대가 견인
한국은행 “주담대 증가, 통화정책 긴축 효과 제약” 지적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주택담보 수요가 지속되면서 지난 8월 은행권 주담대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그 결과 은행 가계대출 또한 5개월 연속 증가, 잔액 기준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디레버리징(가계부채 축소)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관련 정책 방향의 일관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이 8월 말 기준 1075조원으로 전월 대비 6조 9000억원 늘었다. 잔액 기준으로는 7월에 이어 또 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전월 대비 감소 추세를 이어갔으나, 4월 증가세(+2조 3000억원)로 전환된 후 5월(+4조 2000억원), 6월(+5조 8000억원), 7월(+5조 9000억원), 8월(+6조 9000억원)까지 5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8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2021년 7월 전월 대비 9조 7000억원이 증가했던 이래 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로 주담대에서 기인했다.

 

8월 은행 주담대는 주택구입 관련 수요가 몰리면서 7조원 증가했다. 2020년 2월 전월 대비 7조 8000억원 증가했던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고금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에 따른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8월 전월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기타대출은 2021년 12월 이후 1년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 가계부채 증가 핵심요인은 부동산?

 

이와 관련해 가계부채 증가 등 최근의 금융 불균형 현상의 핵심 요인은 ‘부동산’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화정책의 긴축효과도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담대 확대로 인해 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023년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이 상승 전환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확대, 통화정책의 긴축 효과도 제약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가계부채가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 금융 불균형은 부동산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자원배분의 효율성 저하와 부동산 경기에 대한 경제의 취약성 증대 등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5%로 임계치(80% 수준)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미국(74.4%), 일본(68.2%)보다도 훨씬 높다. 이처럼 과도한 수준의 가계부채는 장기성장세를 막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자산불평등을 확대하는 등 결국 우리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주택가격이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내 주택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긴 했으나, 여전히 고평가된 상황이다. 글로벌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주요 80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율(PIR)의 중위값은 2023년 현재 11.9배이다. 그런데 한국은 26배다.

 

즉 26년간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집 한 채를 겨우 살 수 있다는 의미다.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PIR의) 적정 수준은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 평균이나 다른 나라 수준 등 추세적으로 비교해 봤을 때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가계부채가 한동안 꺾였다가 다시 급증하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를 낮추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요구되는 가운데 근본적인 대책은 주택가격 상승 심리를 꺾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금융당국이 펼친 일련의 정책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정부와 여당에서 청년표심 잡기 차원에서 장기 모기지론 도입이 힘을 받았고, 윤석열 정부 이어서 이같은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빚 내서 집 사라’는 시그널로 작용하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 50년 모기지 상품 도입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3월이다.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부동산 가격 폭등 상황을 사과하면서 5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은성수 당시 금융위원장도 이같은 내용에 대해 ‘(50년 만기 주담대를) 연구해 볼 만하다’고 언급하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5월 출범 후 3개월 뒤인 8월에 주택금융공사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는데,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월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연속해서 금리를 인상하며 가계부채 관리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과는 반대 방향의 결정이었다.

 

◇ 정책 엇박자에 불어나는 가계빚

 

장기 모기지론이 도입된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은행 등의 50년 만기 주담대의 기본 산정 기한을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 8월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것에 대한 해법이다.

 

이에 금융위는 ‘당초 정부가 50년 만기 주담대를 장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으나 결국 시중은행으로 책임을 돌렸다. 금융위는 “정책 모기지 상품은 소득이 낮은 청년층의 주거 실수요 애로 해소를 위해 설계됐으나, 시중은행 상품은 다주택자도 이용할 수 있고 집단대출이 절반을 넘는 등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 한화생명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장 먼저 출시했고, 이후 7월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해당 상품을 내놨을 때도 금융당국은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차주 상환능력이 명백히 입증될 때만 50년 만기를 적용하라’며 규제에 나선 상황이다.

 

이마저도 ‘상환능력이 명백이 입증될 때’라는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은행 영업현장 일선에선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를 완화했던 이유는 부동산 급락으로 역전세,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부동산 연착륙이라는 또 다른 정책목표를 세웠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정부가 대출규제를 풀면서 전국 집값 하락이 멈췄고,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 등으로 인해 다시 강한 반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가계부채도 폭등하는 중이다.

 

최근의 금융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국의 사례를 참고해보면,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MPP)과 통화정책(MP)이 공조할 경우 효과가 컸다. 이에 그간 우리나라에서 MPP와 MP간 정책 조합의 유효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 역시 중장기적으로 디레버리징을 지속하기 위해선 정책당국 간 일관성 있는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꺾는 정책 대응을 통해 가계부채 축소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금융불균형 누증 가능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정책과 관련해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통화긴축기 부동산시장 연착륙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대응했으나, 결과적으로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감이 생기면서 주담대가 급증하고 있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연착륙은 상출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정책 균형이 맞춰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