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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흥건설 의혹, 침묵하는 지역사회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중흥건설은 단기간 내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장남 회사 성장세가 폭발적이었다. 자산이 140억원 규모의 회사가 불과 7년 만에 자산 2.9조원 규모로 200배나 넘게 성장했다.

 

그 시작점에는 2015년 순천 신대지구 비자금 수사가 있었다.

 

검찰은 2007년 이전, 중흥건설이 신대지구 개발과 관련해 1000억원이나 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과정도, 결과도 논란이 많았던 수사였다.

 

유착 혐의 관련 기소한 것은 최종만 전 광양경제청장과 실무 공무원 몇 명 정도. 그런데 기소 대상에 오른 이들에 대한 뇌물, 접대 비용은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검찰은 비자금 대부분의 사용처를 말하지 않았다.

 

기소대상은 장남 정원주 부회장, 기소금액은 250억원이었다. 재벌 횡령사건에 버금간다. 그런데 2006년 중흥건설의 매출은 1170억원, 자산이 750억원에 불과했다. 어떻게 모은 걸까.

 

사방이 의혹투성이였지만, 수사 결과는 시들시들했다.

 

정창선 회장은 기소유예, 장남 정원주 부회장(당시 사장)은 집행유예, 뇌물을 받은 최종만 전 광양경제청장도 집행유예로 끝났다. 최종만 씨는 정창선 창업주가 회장으로 있는 광주상의 상근 부회장을 맡았고, 사건을 담당했던 조남권 차장 검사는 지금 법무부 검찰국장에 올랐다. 그리고 중흥건설그룹은 매년 1조원씩 자산이 늘어나는 알짜 회사가 됐다.

 

아직도 순천 지역사회에서는 신대지구를 중흥랜드라고 부르고 있다.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공공택지 특혜, 회사의 폭발적 성장, 지역간 유착에 대한 의혹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본지의 중흥건설 관련 취재가 시작된 후 지역사회 지도층과 관가 곳곳이 입을 다물었다. 중흥건설의 돈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장남 회사가 7년 만에 200배 성장했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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