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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뱅킹 발달한 한국…이창용 “한국서 SVB사태 발생시 예금인출 100배 빠를 것”

시장 피벗 기대엔 “아직 이르다” 선 그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에서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등과 같은 은행 파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예금 인출 속도가 미국의 경우보다 100배는 빠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14일(현지시간) 이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와이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 은행권에서 발생한 혼란에 대해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젊은 층의 디지털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매일 이뤄지는 차액 결제의 담보 비율을 높여야 하고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았을 대 수일 내 예금을 돌려줬지만 이제 수 시간 내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한국은행이 감독 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규제가 작동하기 어려워진 점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은행 문을 닫고 약 이틀 동안 예금을 분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이틀이 아니라 2시간 내에 해야하는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미국의 SVB사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또 이 총재는 현재 한은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입장 역시 매우 강한 것 같은데 언제쯤 이와 같은 기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데이터에 달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의 금리와 물가 수준에 대해선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던 것과 입장을 같이 했다. 이 총재는 시장의 피벗 기대에 대해 “너무 앞서가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하며 “아직 인플레이션 경로를 확신하기엔 너무 이르다.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기에도 이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한 것에 대해선 “3.0%p 올린 후 효과를 지켜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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