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고환율과 물가 압력, 부동산 시장 불안 등 금융 안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7, 8, 10, 11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시장 예상과도 대체로 부합하는 결과다.
이번 결정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원·달러 환율 불안이 꼽힌다. 연초 들어 환율이 다시 1400원 후반대로 올라선 가운데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출 경우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477.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이후 한때 144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새해 들어 해외 주식 투자 확대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영향으로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미 금리 차 역시 부담 요인이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연 3.50~3.75%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경우 금리 차 확대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율 상승은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상승해 9월 이후 넉 달 연속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0%)를 웃돌았다. 석유류 가격은 6.1% 올랐고, 수입 쇠고기 가격도 8.0% 상승하는 등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부담이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 상황도 금리 동결 판단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18% 상승하며 48주 연속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집값 상승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산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확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금통위 내부에서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앞서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금융 안정을 고려할 때 중립 수준”이라고 밝히며 동결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성장세 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하반기 중 한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환율과 물가 불안이 지속될 경우 연내 동결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환율과 물가, 자산시장 흐름 등 금융 안정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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