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가계빚이 1953조원에 육박하며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1분기보다 약 10배나 증가한 수치로, 6·27 대출 규제 발표 직전에 ‘영끌’과 ‘빚투’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95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4분기부터 관련 통계를 공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분기(1928조3000억원) 대비 24조5000억원이 증가하며, 증가 폭도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각종 대출과 카드 사용 후 결제되지 않은 금액까지 포함한 광의의 부채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에 3조1000억원 줄어든 뒤 반등했고, 이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택 거래가 2월 이후 활발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했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도 함께 늘어나 전체 가계대출을 밀어올렸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매매 거래의 증가가 일정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졌으며, 2분기 주가 반등으로 인해 기타대출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판매신용(카드 결제액)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따로 보면, 2분기 말 잔액은 183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1분기 증가액(3조9000억원)의 약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은 14조9000억원, 기타대출은 8조2000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대출 창구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에서의 가계대출은 지난 3개월간 19조3000억원 늘었고, 이 중 주담대가 16조원, 기타대출이 3조3000억원을 차지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신협 등 비은행권에서도 가계대출 잔액이 314조2000억원으로 3조원 증가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6·27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지만, 주택 구입 관련 대출은 거래 이후 몇 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기 때문에 3분기에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6월까지 이어진 높은 주택 매매 수준을 고려하면, 당분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신용 증가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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