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금융그룹]](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125247423_09038f.jpg)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 가운데 동양생명, 나아가 통합 생보사의 새로운 수장이 될 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업계에선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생명보험사 인수 절차를 시작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지난 3월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며 인수 무산 가능성이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 측의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검토한 후 그 이행 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하는 부대조건으로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면서 마침내 인수합병 물꼬가 트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7월 초 동양생명·ABL 생명 주주총회를 개최해 양사 자회사 편입 절차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할 계획이다. 현재는 각 사를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와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가 각자 이끌고 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경영권 인수 마무리 절차를 밟으면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업계에서는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동양생명의 새로운 수장으로 온 후 통합 생보사 대표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특허청에 우리라이프, 우리금융라이프 등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며 통합 보험사 출범 포석을 깔아놓은 상태다.
성 전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단장으로 합류해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당시 성 단장은 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을 맡아 줄 ‘중간 다리 역할’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행정고시 33회로 관료 이력이 있다.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을 거쳐 금융위 보험과장과 은행과장 등을 역임하며 보험 관련 업무를 20년 이상 수행한 ‘보험통’이다.
게다가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도 주도했다. 그는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이사로 두 보험사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 낸 인물이다.
현재로썬 성 단장이 동양생명의 대표로 선임된 이후 ABL생명과 통합한 법인의 초대 대표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동양생명·ABL생명 통합에 오랜 기간이 필요한 만큼, 통합 전까지 ABL 생명 대표를 따로 맡게 될 인물에 대한 하마평도 동시에 전개된다. ABL생명 신임 대표에는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EO)인 이성욱 부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 내부 사정을 잘 알고, 특히 재무 분야에 이해도가 깊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수단장을 했던 인물이 초대 대표이사로 오는 경우가 많다. 신한라이프 통합 경험도 있는 만큼 성 단장의 하마평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새로운 수장이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동양생명·ABL생명 화학적 결합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한 상태다. 임금과 직급 체계 개편, 노동조합 단일화 등 난이도가 꽤 높은 작업들이 남아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2020년 7월부터 전산 통합에 22개월, 노조 단일화에 무려 4년을 소요했다. 게다가 동양생명·ABL생명 노조는 공개적으로 고용 보장과 인수합병에 따른 보상 요구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본 건전성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지급여력(킥스) 비율은 전년 대비 37.7%p 감소한 155.7%, ABL생명은 32.28%p 감소한 153.68%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적기시정조치 기준 킥스 제한선을 150%에서 130%로 낮추긴 했으나, 양사 모두 킥스 비율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기본+보와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보험금)과 현재 보험사가 얼마만큼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통해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통합 생보사 수장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건전성 관리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이외 노사 분쟁 최소화 등 화학적 결합을 순조롭게 극복하기까지 크고 작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 보장이나 위로금 등 양사(동양생명·ABL생명) 노조 요구 사항에 대해 어떤 식으로 합의점을 도출해 낼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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