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1984 BOOKS은 신유진의 에세이 '열다섯번의 낮'에 이어 '열다섯 번의 밤'을 출간했다.
저자 신유진이 '열다섯 번의 낮'에서 화려한 빛에 가려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허망함과 아름다움을 잊지 않기 위해 제 살에 문신을 새겨 놓는 타투이스트가 되었다면, '열다섯 번의 밤'에서는 시간과 공간 속 기억을 유령처럼 떠돌다 그것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목수가 되었다.
내가 잃었던 밤처럼 혹시 나는 너를 그렇게 잃었던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드는 날, 내게 찾아오는 감정은 후회가 아니라 절망이다.
나는 내가 잃은 것들에 절망한다. - 본문 중에서
입안에서 부서지던 고소한 어린 시절의 밤을 지나 마약 없이 취했고 권총 없이 자살했던 청춘의 밤을 거쳐 후회와 추억을 공유할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오늘의 밤까지, 서른 중반을 넘어선 그녀의 얼굴을, 표정을, 몸짓을 만들어 온, 그 모든 밤의 기억들이 쓸쓸하지만 단단한 문장의 다리로 이어졌다.
저자 신유진은 파리 8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번역가이자, 클레르몽페랑 국제 단편 영화제 공식 통역사로 일하고, 또 글을 쓴다. 문장 21 단편 문학상 수상으로 “세 사람”을 발표했고, 단편 “검은 빛의 도시”가 월간 토마토 단편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수상작 모음집 '지극히 당연한 여섯'과 소설 '여름의 끝, 사물들'이 있다.
(1984 BOOKS/신유진/280p/각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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