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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화재 안전대책 ‘오리무중’...“국민의 안전과 생명 위협받는다”

시민단체 “국민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논의 중단하라”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패널 건축자재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중인 건축법 세부 규정에 대한 완화를 추진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또다시 희생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국토부는 업계에서 제기하는 민원을 고려하여 샌드위치패널의 화재 안전 성능 기준을 재논의하기 위한 내부 회의를 수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샌드위치패널에 대한 시험 방법과 판정 기준을 사실상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으며 국토부와 연구기관, 시험기관 등이 참석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범정부TF 및 국회 입법을 통해 마련된 법적 안전 장치를 소관부처가 나서서 무력화하고 오히려 화재안전 불감증을 조장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샌드위치패널은 외부 강판 사이에 스티로폼, 우레탄, 그라스울 등의 심재를 넣어 만든 건축자재로 빠른 시공이 가능하고 건축비가 저렴해 물류공장, 창고 등을 짓는데 주로 사용된다. 반면 일부 심재가 화재에 취약해 불이 붙으면 연소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유독가스 발생으로 인해 인명 피해를 확산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토부는 대형화재 참사 때마다 샌드위치패널에 대한 성능과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 2월부터는 지난 2021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한 건축법개정안의 후속 입법으로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샌드위치패널 같은 마감재료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유사모형 시험인 실대형 성능시험을 도입하고 심재 등 단일 재료에 대해서도 별도의 성능 평가를 실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국토부는 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령 입안을 차일피일 미루고, 법 취지에 맞지 않는 표준모델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논란을 키웠다. 여기에 이번에는 법 시행 1년만에 다시 각종 민원과 규제개혁을 이유로 내세우며 화재 안전 대책에 가장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건축자재 시험 방법과 판정 기준에 대한 완화를 논의하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오희택 위원장은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중요하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노력에는 어떠한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국토부는 반복되는 대형화재 참사 앞에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무책임한 논의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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