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6.3℃
  • 맑음강릉 10.2℃
  • 연무서울 7.3℃
  • 맑음대전 10.9℃
  • 맑음대구 13.4℃
  • 맑음울산 13.8℃
  • 연무광주 11.5℃
  • 맑음부산 13.5℃
  • 구름많음고창 8.2℃
  • 구름많음제주 12.0℃
  • 맑음강화 3.9℃
  • 맑음보은 10.5℃
  • 맑음금산 10.2℃
  • 맑음강진군 12.3℃
  • 맑음경주시 12.9℃
  • 맑음거제 11.4℃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 대기업 세무조사는 행정고시 전유물?…국세청 30년 베테랑도 밀어 냈다

1년 일해도 어려운 대기업 세무조사
6개월마다 행시들 돌려 맡기…보직‧경력 밀어주기
선호 보직 독차지하며 힘든 일은 비고시에
국세청, 행정고시 우대 아니다…독차지는 순전히 우연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대기업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자리에 행정고시 출신만 배치하면서 기관 내 임용 차별이 점차 노골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7개 지방국세청 가운데 세금 수입 2위의 부산지방국세청.

 

 

지난해 8월 중하순 국세청 본부는 부산지방국세청 대기업 세무조사 핵심 담당자를 갑자기 교체한다.

 

해당 보직은 현대자동차,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자동차‧석유화학‧조선업 분야의 국내 대기업 세무조사를 총괄하는 자리.

 

부산지방국세청 대기업 세무조사 담당자를 맡고 있었던 것은 약 30년 경력의 비고시 출신 베테랑이었다. 그는 이 보직에서만 1년 5개월 가량을 지냈고, 최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국 경력도 있었다.

 

하지만 국세청 본부는 지난해 8월 해당 담당자를 다른 자리로 밀어내고, 같은 달 중하순 해외 파견을 마친 행정고시 출신 젊은 관료 A(4급)씨를 배치했다.

 

새로운 담당자 A씨는 최근 5년 내 국세청 조사 경력이 없는 데다, 최근 3년간 유럽에서 지냈기에 핵심보직이 합당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

 

국세청 본부는 인재 양성 차원에서 이러한 인사를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아니었다.

 

A씨는 보직 발령 약 4개월 만에 올해 1월초 세무서장 자리로 나갔기 때문이다. 결국 그 중요하다는 부산지방국세청 대기업 세무조사 담당자 보직은 해외 나갔다가 돌아오는 행정고시 관료를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행정고시 관료를 위한 인사 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국세청 본부는 올해 1월 A씨를 세무서장으로 내보내자 A씨처럼 해외 대사관 파견을 맡기고 8월에 국내로 돌아오는 행정고시 관료를 위해서 1월에서 6월 사이 잠시 비고시 베테랑으로 채우고 현재 공석으로 두고 있다.

 

모 국세청 관리자는 “어느 자리건 간에 최소 1년 정도 맡아야 업무가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국세청 업무는 6개월 미만 단기로 맡을 만한 쉬운 업무가 아니다. 대기업 세무조사는 말할 것도 없다”고 전했다.

 

부산지방국세청보다 더 심한 곳은 서울지방국세청 대기업 세무조사 담당자 자리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1과장은 대기업 세무조사 수행 외에도 조사 대상 선정 등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하명조사를 위해 서울지방국세청장 및 국세청장까지 조사1과장과 소통할 정도다.

 

해당 보직은 2021년 1월부터 현재까지 다섯 명의 서기관이 거쳐 갔는데 올해 6월 말에 부임한 담당자를 포함해 전원 행정고시 출신 관료들이며 전임자 4명 가운데 3명이 6개월 단위로 보직을 맡았다. 1년을 채운 것은 불과 1명뿐이었다.

 

행정고시들 간 좋은 보직 돌려 맡기로 대기업 세무조사 담당자 자리가 활용되면서 업무 안정성 및 행정고시-비고시간 보직 차별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세청 관리자는 “고등 행정고시는 간부 양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해당 임용자들이 상급 보직을 많이 맡게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선호 보직은 행정고시 출신들이 독차지하고, 비선호 보직은 비고시들에게 미루는 보직 차별이 심화되면서 비고시가 열심히 일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커져 가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리자는 “세무서 징세과장 가운데 행정고시 출신 본 적 있나? 행정고시들은 하위직급들에게 비선호 보직을 맡으라고 독려한다. 하지만 맡아봐야 보상도 없고, 행정고시 자신들도 그런 일은 맡지 않는다”라며 “서울국세청 조사4국 등 격무부서에 비고시 지원자가 뚝 끊기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국세청 본부 관계자는 행정고시들이 중요 대기업 세무조사 보직을 점유하는 것은 순전히 우연이며, 행정고시 우대는 아니라고 답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유능한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신규 직원들이 빠르게 적응・성장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인력관리 방안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세청 인사 방침은 ‘공정’과 ‘안정적 추진’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