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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세무사법…이달 처리 못 하면 세무대리 대란

여야간 이견으로 ‘차일피일’, 임시국회 넘기면 입법공백 불가피
법사위 일부·법무부·변협 반대 입장 첨예
세무사회 “2년 전 도돌이표 논쟁, 납세자 보호와 거리 멀어”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세무사법 개정안 대안을 이달 내 처리하지 못하면, 자칫 납세자들의 세무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헌재 결정으로 현 세무사법이 2019년 말로 무효가 됨에 따라 새로운 개정법률이 만들질 때까지 세무업무등록·갱신이 막히기 때문이다.

 

자칫 납세자들이 ‘세무대리인 구인난’으로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하지 않으면 다수의 세무대리인이 세무업무등록을 갱신하지 못해 납세자들이 세무대리서비스를 받게 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세무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 세무대리업무를 하려면 지방국세청에 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 하며, 주기적으로 등록을 갱신해야 한다.

 

그런데 2018년 4월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전면제한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리면서 현행 법률이 자동 폐기됐다. 현재 세무업무등록·갱신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아직 갱신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갱신업무가 대거 쏠린 5월 말까지 개정안이 통과하지 않으면 대형 세무대리 공백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이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는 지난해 세무사법 개정안을 만들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법제심의를 넘겼지만, 국회가 열리지 않아 법사위도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는 2월 임시국회인데 이 시기를 넘기면 3~4월 총선 정국으로 개정안이 폐기돼 기재위에서 세무사법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

 

총선 이후 기재위원들도 상당수 변경되고, 소관부서 업무보고 등으로 일정이 빠듯해 서둘러도 6월 개정도 어렵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그런데도 임시국회 개의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원내 교섭단체들은 10일 임시 국회를 열기로 지난 3일 합의했지만, 민주당과 한국당 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일정이 재차 미뤄지고 있다.

 

게다가 선거구 획정 등 민감한 정치사안 외에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지원 등 시급한 사안도 앞두고 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임시 국회에 민생법안들이 대거 걸려 있다”며 “세무사법의 순번이 밀리면 총선 이후로 법개정이 늦어져 심각한 세무대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밀리지 않고, 논의되더라도 법사위 내 이견으로 난항도 예상된다. 특히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국회는 2013년 12월 변호사에게 변호사 자격 취득과 동시에 덤으로 준 ‘세무사 자격’은 세무행정체계가 미흡하던 과거의 잔재로, 납세자 권리보호를 할 만한 세법 전문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며 ‘덤 자격증’의 세무대리등록을 제한하는 세무사법을 통과시켰다.

 

2018년 4월 헌재가 이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국회 기재위는 지난해 회계능력에 대한 검증을 받지 않은 변호사들에게 세무사 업무를 전면개방하는 것은 납세자 권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장부대리와 성실신고확인 업무는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 대안을 법사위로 보냈다.

 

이에 최근 법무부는 법사위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기재위에서 통과된 세무사법 개정안은 잘못된 것이라며, 무제한 개방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장부작성을 포한한 세무대리 업무는 변호사 고유업무”라며 “지난달 대법이 세무사 자격을 자동취득한 변호사에 대해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만큼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 제한은 무익한 소송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회계나 세무체계가 상대적으로 단순했던 과거에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줘서 납세자 권익을 보호해야 했다”면서 “현재는 경제고도화로 높은 세무회계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회계나 세무 관련 시험을 응시한 변호사는 전체의 2~3%”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와 변협의 주장도 충분히 검토할 사항이지만, 똑같은 사안과 쟁점을 두고 수년간 논의를 거듭한 결과 소관 상임위에서 대안을 만들었는데, 이를 또다시 계류시키며 입법 공백을 만드는 것은 납세자 권익보호 측면에서 올바르다고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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