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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제척기간 임박해 늦장 과세한 영등포세무서…심판원, 처분 취소 결정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최근 신고접수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처리를 장기간 미루다가 부과제척기간 끝나는 날에 과세처분을 한 기흥세무서에 부과 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조심 2024서5752, 2025.04.10.).

 

법에서는 세무서가 과세처분 전 납세자에게 과세가 적정한지 아닌지 소명할 적부심사 기회를 보장하고 있는데(과세 전 적부심사) 이를 침해했기에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영리법인 A(법인 자격)는 2018년 6월 23일 문중회원인 B 등 명의수탁자들로부터 땅을 명의신탁을 받아 취득‧보유했다.

 

A는 10일 후인 2018년 7월 3일 이 땅을 팔았고, 2018년분 법인세 신고를 하면서 기흥세무서나 청주세무서에 토지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로 처리해 신고했다. 신고한 날은 2019년 4월 1일이었다.

 

법인세법에선 비영리법인이 보유한 토지가 3년 이상 고유목적사업에 사용된 고정자산이면, 팔아서 양도차익을 봐도 과세소득으로 하지 않는 규정이 있다.

 

과세관청에선 실제 해당 토지가 3년 이상 계속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했는지 밝혀, 비과세를 적용할지 안 할지를 확인해야 했다.

 

영등포세무서는 2021년 10월 14일 기흥세무서장으로부터 A에 대한 과세자료를 전달받았는데, 영등포세무서는 확인업무를 계속 미루다가 부과제척기간(신고 후 5년)이 임박한 2024년 4월 1일에서야 검토를 마쳐 3년 이상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한 토지가 아니란 이유로 비과세 처리를 불인정, 과세 통보했다.

 

이에 A는 이의신청을 거쳐 2024년 10월 22일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쟁점은 두 가지인데 본안은 A가 비과세 처리한 토지 양도차익이 정말로 고유목적사업에 쓰였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심판에서 다뤄진 건 영등포세무서의 업무 처리 지연으로 A가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하지 못하게 된 것이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되느냐였다.

 

납세자는 신고의무가 있고, 국세청은 신고검증의 의무가 있다.

 

국세청 검증 결과 납세자가 덜 신고한 게 있으면, 추가 과세한다.

 

이에 대해 납세자는 재판에 가기 전 최대 3번의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국세청이 과세예고통지를 보내면, 그때 제기할 수 있는 과세 전 적부심사가 있고, 두 번째는 과세 통보 후 이의신청,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는 심판청구‧심사청구 중 하나(전심절차)를 선택할 수 있다.

 

이중 적부심사와 이의신청은 납세자 선택사항이지만, 심판청구 등 전심절차는 재판 전 무조건 거쳐야 한다.

 

과세 전 적부심사는 부과제척기간 내 할 수 있는데(이 경우 5년), 영등포세무서는 A가 법인세 신고를 마친 2019년 4월 1일로부터 딱 5년이 되는 때인 2024년 4월 1일 과세를 해 물리적으로 A가 과세 전 적부심사를 제기할 수 없게 했다. 당연히 과세예고통지도 보내지 않았다.

 

A는 신고한 지 5년 된 것을 늦장과세해 과세 전 적부심사할 틈을 주지 않은 건, 중대한 납세자 권리를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영등포세무서는 ▲과세관청이 부과제척기한이 임박한 경우에는 과세 전 적부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는 판단을 심판원에서 내린 바 있고 ▲법에서는 부과제척기간 만료 3개월 이내에 과세결정을 한 경우에는 과세예고 통지를 보내지 않을 수 있고 ▲과세예고통지의 실질적 기능은 알림통지에 불과하고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하지 않더라도 이의신청이나 심판청구, 소송제기 등 다른 불복 수단도 많고 ▲과세 전 적부심사는 불복 수단 가운데 법적 필수 절차는 아니기에 ▲납세자에게 과세 전 적부심사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판원의 판단은 달랐다.

 

일단 법에서 정한 납세자 불복절차는 헌법 12조 모든 국민은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는 대전제에 따라 형사만이 아니라 행정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따라서 과세 전 적부심사 기회를 과세관청이 임의로 박탈하는 결과를 낳게 한다면, 이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세기본법에서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해 세무조사가 끝난 경우 예외적으로 과세 전 적부심사를 무시하고 과세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어디까지나 세무조사가 과세관청 귀책없이 불가피하게 늦어질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영등포세무서는 2021년 10월 14일 기흥세무서로부터 A 관련 과세자료를 전달받은 후 2024년 4월 1일에야 과세했는데, 불가피하게 세무조사가 늦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입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판원은 “이번 과세처분은 납세자로 하여금 사전적인 권리구제수단인 과세 전 적부심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심판은 과세관청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과세 전 적부심사 청구권 등 모든 불복 관련 절차상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것이 대원칙이며, 편의적 과세하지 말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

 

한편, A가 판 땅이 3년간 고유목적사업에 사용되었는지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로 처분이 취소됨에 따라 심리의 실익이 없어 심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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