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7 (화)

  • 맑음동두천 -3.1℃
  • 맑음강릉 3.0℃
  • 맑음서울 -2.5℃
  • 맑음대전 0.9℃
  • 맑음대구 2.5℃
  • 맑음울산 3.2℃
  • 맑음광주 2.5℃
  • 맑음부산 5.1℃
  • 맑음고창 1.9℃
  • 구름많음제주 6.4℃
  • 맑음강화 -2.9℃
  • 맑음보은 -0.7℃
  • 맑음금산 0.0℃
  • 맑음강진군 3.9℃
  • 맑음경주시 2.7℃
  • 맑음거제 3.9℃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 행법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기준 위반해 투자주식 부당 평가"

행정소송 1심 재판부 "자본잠식 회피 위해 에피스 지배력 상실 처리"
형사사건 1심과는 판단 달라…이재용 2심서 다시 쟁점 될 가능성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행정소송 1심 재판부가 삼성바이오의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 상실 처리에 대해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라고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 합병·회계 부정' 의혹 사건에 전부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다소 엇갈리는 면이 있다.

 

같은 사안에 대한 형사소송과 행정소송 재판부의 세부적 판단이 달리 나옴에 따라 항소심에서도 이 쟁점을 두고 공방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가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하면서도 구체적 판단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별다른 합리적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지배에서 공동지배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점을 2015년 12월 31일로 보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를 했다"며 "이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에피스 투자주식을 공정가치로 부당하게 평가함으로써 관련 자산 및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 측은 2015년에 에피스 주요 제품의 국내 판매승인 및 유럽 예비승인 등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의 성과가 나타난 것을 계기로 콜옵션이 실질적 권리가 됐고, 삼성바이오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에피스의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단독지배하는 것이 아닌 바이오젠과 공동지배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콜옵션을 부채로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자본잠식을 회피하기 위해 삼성바이오가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 방안을 논의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지배력 상실 처리라는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거꾸로 원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가 당초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을 지배력 상실의 주된 사유로 고려하고 있었지만, 나스닥 상장이 무산되자 2015년 말에 있던 '에피스 주요 약품에 대한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긍정 의견' 등을 대안으로 주장하게 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과가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의 합당한 이유가 된다는 삼성바이오의 주장도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국내 판매 승인 등은 에피스 설립 시부터 이미 계획된 것으로 2012∼2015년 에피스 사업계획에 따라 일관되게 진행돼오던 것이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특성상 제품 개발의 실패 위험이 높지 않기 때문에 중대 이벤트로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허가기관으로부터 확인을 받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는 것은 허가기관이 요구하는 오리지널 신약과 품질 동등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임상에 진입한 경우라면 성공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고, 판매승인까지 무난히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가 지배력 상실 시기로 2015년 12월 31일을 정해놓고 이를 위해 근거자료를 임의로 만들어냈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가 채권평가기관 등에 2014년 12월 31일을 평가기준일로 해 콜옵션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평가 공문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였고, 그 평가 공문의 내용까지 스스로 작성했다"며 "게다가 해당 평가 공문의 작성일을 2014년 12월 31일로 소급해 기재해 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삼성바이오가 2014년에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2015년도에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하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관련 근거자료를 임의로 만들어내려고 한 것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지난 2월 이 회장 등의 형사사건 1심 재판부의 판결 내용과 상이한 지점이 적지 않다.

 

당시 재판부는 CHMP의 판매승인권고 등을 근거로 "콜옵션은 2015회계연도부터 실질적인 권리에 해당했으므로 에피스의 성과에 따라 기업가치에 본질적 변화가 있었다"며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자본잠식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이 삼성바이오의 지배력 상실 시점을 처음부터 2015년 말경으로 정해두고 회계처리를 위한 사건을 모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를 포함한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면 삼성바이오의 지배력 상실 처리는 합당했고, 따라서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결론이었다.

 

행정소송 1심 재판부 역시 전제사실이 잘못돼 있다며 증선위 제재를 모두 취소해야 한다고 결론 내리긴 했지만, 그 각론에서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 있었다는 판단을 제시한 것이다.

 

별개 소송의 판단 결과가 서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향후 항소심 과정에서 이 판단을 두고 삼성 측과 검찰, 금융당국은 새로운 공방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