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3 (토)

  • 흐림동두천 0.5℃
  • 흐림강릉 3.0℃
  • 흐림서울 4.2℃
  • 구름많음대전 3.6℃
  • 박무대구 -0.4℃
  • 구름많음울산 2.1℃
  • 구름많음광주 5.2℃
  • 맑음부산 5.9℃
  • 흐림고창 4.4℃
  • 구름많음제주 11.4℃
  • 흐림강화 0.9℃
  • 구름많음보은 2.9℃
  • 맑음금산 -1.0℃
  • 흐림강진군 6.9℃
  • 흐림경주시 0.0℃
  • 맑음거제 4.9℃
기상청 제공

[전문] 김현준 국세청장 이임사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김현준 국세청장이 21일 오전 11시 이임식을 열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김 국세청장은 "국세행정을 더욱 혁신하고 개혁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국세청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국세청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서비스 기관, 조세정의 구현, 건강한 조직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당부했다.

 

사랑하는 전국의 국세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23대 국세청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여러분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 막상 서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20대 중반에 청운의 꿈을 갖고 국세청에 들어왔습니다.

공직자로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삶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동안 일선 세무서, 지방청, 그리고 국세청에 근무하면서

대한민국 국세행정의 발전과정과 함께 했고,

외국의 국세청장과 교류하면서 우리나라 국세행정의 우수성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 세제실, 조세심판원 등 국세행정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기관에 근무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국세청에 대한 기대와 평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국세청장에 취임하면서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하는 국세행정을 구현하고,

 

국세청 본연의 업무인 세입예산 안정적 조달, 성실납세 안내, 공평과세 구현, 민생경제 지원에 중점을 두어 세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정말 쉼 없이 달려온 과정이었습니다.

 

국세행정을 더욱 혁신하고 개혁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국세청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국세청장이라는 어렵고 과분한 자리에서

1년 2개월의 기간 동안 대과(大過)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믿고 저와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 하면서

묵묵히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헌신해 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2만 1천여 국세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저와 함께 근무하면서 본의 아니게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거나 서운하게 한 것이 있다면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국세가족 여러분들과 함께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한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저를 믿고 저와 함께 국세행정 발전을 위해

같이 고민하고 같이 노력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공직에 근무하는 동안, 항상 저의 반려자이자 조언자로서, 어렵고 힘들 때 용기를 주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한 제 아내와

 

공직자의 아들과 딸로서 매사에 조심하고 알아서 잘 커준 두 아이들한테

 

이 자리를 빌려 ‘사랑한다’는 말과 ‘고맙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국세청을 떠나지만,

후임 국세청장으로 오시는 김대지 청장님과 함께

2만 1천여 국세공무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

 

국세행정이 안정적인 가운데 한층 더 혁신하고 개혁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세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1) 국세청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서비스 기관입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납세자와 소통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국세청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국세청에 대한 기대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면서 더욱 더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세청이 되어주기 바랍니다.

 

(2) 또한, 공평과세 기관으로서 조세정의 구현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不患 貧, 患 不均(불환 빈, 환 불균)이라는 말이 있듯이

국민은 가난한 것보다 공정하지 못한 것에 분노합니다.

공정한 세정, 공평한 과세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엄정한 세법 집행과 지속적인 과세시스템 정비로

탈루되거나 누락되는 세금이 없도록 하고,

우리 사회의 투명하지 못한 영역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음성적 탈세가 근절되게 해야 하겠습니다.

 

(3) 여러분 모두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면서

유연하면서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내외 경제상황뿐만 아니라 세정여건 또한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본청, 지방청, 세무서가 하나의 팀(one team)이 되어 단합하고,

관리자들을 비롯해 모두가

선공후사(先公後私), 솔선수범(率先垂範)의 자세로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겠습니다.

 

일선 현장과 자주 소통하고,

현장의 어려움과 문제에 즉시 대응해 답을 줄 수 있는

건강한 조직이 되어주기 바랍니다.

 

전국의 국세가족 여러분 !

 

제가 존경하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은

행복은 성실과 사랑에서 온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모두를 사랑하는 따듯한 마음이 있다면

바로 그 안에 행복이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생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레임과 궁금함,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도 있습니다만,

 

김형석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성실한 자세와 사랑의 마음으로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지금까지 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

정든 국세청을 떠납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밖에서 여러분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국세청을 성원하겠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과 인연

잊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2만 1천여 국세공무원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